본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작성된 리뷰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리뷰 전 이 영화는 '자살'이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로, 자살을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해
트라우마를 일으킬 염려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 바랍니다.
(자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으시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일으키는 요소가 되는 분들께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재수 없는 날이죠? 명복을 빕니다!"
동일한 제목 '장 튈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프랑스 코미디 영화의 거장 파트리스 르꽁트 감독의 영화 '파리의 자살가게'
프랑스, 캐나다, 벨기에 합작의 영화로 디즈니나 픽사, 드림웍스와 지브리 등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매력적인 작화를 볼 수 있다.
'자살가게'라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로 이어지는 이 영화는 꿈도 희망도
삶의 의지마저도 잃어버린 삭막한 회색 도시를 보여준다.
시작부터 차에 몸을 던지고,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등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주지만
영화 속 인물들은 늘 봐왔던 일이라는 듯 놀랍도록 무심한 표정이다.
이런 죽음만 바라보는 사람들이 가득한 도시는 마치 디스토피아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다소 섬뜩하고 찝찝할 것 같은 영화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아주 작은 희망이 보인다는 점에서
아주 끔찍한 이야기만 담은 영화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나름 '코미디'장르임과 동시에 감독의 특별한 애정을 담은 음악이 가미된 뮤지컬 영화로
음산하지만 판타지스러운 신비한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블랙 코미디다.
혹시 너무 으스스하고 잔인한 비극적인 영화일까 싶어 이 영화를 보기 망설여진다면
전혀 그런 걱정 할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초반부부터 중반부까지 살짝씩 자살을 묘사하는 장면이 간접적으로 비치지만
아주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비위 약한 본인 또한 볼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봐도 좋을 것 같다.
◈ 줄거리 소개(약간의 스포 O)
회색 하늘, 무채색의 건물 우중충한 거리, 삶의 의욕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잿빛 도시.
나날이 높아져 가는 자살률, 하루에 수십 번 건물에서 떨어지고, 차에 몸을 던지는 등 자살하는 이들로 인해
공공장소에서의 자살을 금하는 '자살 딱지'까지 끊는 미쳐버린 세상.
그곳의 거리에서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 유일하게 빛나는 한 가게가 있다.
바로 자살 도구를 판매하는 '자살가게'
독약부터 권총, 밧줄, 칼, 독 향수 등등 삶을 끊어내기 위한 물건들이 가득한 이 가게는
대대로 가업을 이어받은 '미시마' 가족이 운영하고 있다.
가게에 대한 책임이 막심한 가장 '미시마'와 그의 아내 '뤼크레스',
스스로를 못생겼다고 생각하며 자기를 혐오하는 것이 일상인 '마릴린', 그리고 역시 삶의 의욕을 잃은 둘째 '뱅상'.
이들은 죽음을 찾기 위해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을 늘 보며 살아온 탓에 모두 웃음과 생기를 잃었다.
'미시마'가족 역시 자살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대로 이어온 가게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책임 탓에 마지못해 살아가고 있는 상황.
어느 날, 만삭이던 아내 '뤼크레스'는 막내아들 '알랑'을 출산하게 되고,
'알랑'은 태어나자마자 이 비정상적인 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함박웃음을 지으며 태어나,
늘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낙천적인 아이로 성장한다.
항상 생기가 넘치는 해맑은 '알랑' 탓에 어쩔 때는, 자살가게를 찾은 손님이
알랑의 미소를 보고 자살을 망설이기까지 하니
부모님은 알랑으로 인해 가게의 성행에 영향이 미칠까 노심초사한다.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학교에 가게 된 알랑은 거기에서 만난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이 침울한 도시에서 자살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자살가게의 밧줄을 몰래 끊어놓고, 스스로를 미워하는 누나에게 충분히 예쁘다고 이야기해주고,
마지막으로 자살가게 큰 영향을 미칠만한 작전을 세운다.
그 와중에, 알랑의 아버지 미시마는 독극물을 집에 배달해달라는 주문에 한 노인의 집에 방문하게 되고,
노인의 부탁에 옆에 있다 의도치 않게 노인의 자살을 직접 보게 된다.
이 사건 이후, 자살가게를 운영해오며 쌓여왔던 스트레스와 우울함, 죄책감이
노인의 자살을 목격했던 당시 받은 충격으로 인해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고,
결국 미시마는 자살을 시도하려 한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지 부인에게 발각되어 죽음을 선택하지 않은 미시마는 죽음 대신 앓아눕게 된다.
미시마가 앓아누운 동안 알랑은 친구들과 세운 엄청난 계획을 실행한다.
바로, 자동차에 큰 확성기를 설치해 자살가게 앞에서 매우 소리로 댄스 음악을 트는 것.
알랑이 계획을 시작하자마자, 자살가게는 혼란으로 가득 차고,
자살도구를 사기 위해 들렀던 손님들은
큰 데시벨로 인해 깨지고 무너져 아수라장이 되어버려
물건을 팔 수 없게 된 자살가게에서 나와 되돌아간다.
알랑의 기가 막힌 작전으로 쑥대밭이 되어버린 자살가게에서
예기치 못한 사랑이 싹트게 되고
이로 인해 알랑의 가족들은 화기애애해진 분위기로 가게를 청소하기 시작한다.
그때 앓아누워있던 미시마는 가족들의 기분 좋은 웃음소리에
가게로 내려와 엉망진창인 내부와 밝아진 분위기를 보고 극대노를 한다.
그러나 바뀐 분위기와 알랑의 설득 끝에, 그동안 지쳐있던 미시마는 자살가게를 운영하지 않는 것에 동의하고,
자살가게는 그렇게 문을 닫는다.
그리고 다른 가게를 시작을 하게 된 알랑의 가족, 이번에는 정말 유일하게 빛나는 가게이자 활기를 띈 가게로 새 출발을 한다.
책으로 먼저 접했던 '장 튈레'의 소설이 영화로 나와 반가운 마음이 듦과 동시에
모든 웹툰이나 소설이 그렇듯 기대했던 원작과 이질감이 들어 실망스럽지 않을까 염려했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도 개성 있고 아주 매력적인 작화와, 감독의 노력이 담긴 노래가
너무 조화롭게 잘 어우러진 뮤지컬 영화로 재탄생한 것 같다.
혹시 본인과 같은 우려를 하느라 영화 감상을 망설였다면 걱정 말고 꼭 이 영화를 보았으면 한다!
(원작과 결말은 다르지만 실망스럽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인생 영화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하는 영화로,
몇몇 장면에서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이 생각날 만큼 감명 깊었다.
아마, 이 영화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캐릭터들, 배경과 노래,
그리고 보면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 때문일 것이다.
지금 현재 사회 또한 머지않아 이 영화 속 도시의 모습까진 아니더라도
삭막하게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높아지는 자살률에
삶을 포기하는 이들이 나날이 늘어가는 것을 볼 때마다 이 영화가 겹쳐 보였다.
음침한 이 도시가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씁쓸했다.
그렇다고 영화가 마냥 내내 슬프고 어둡고 잔인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즐길 수 있는 음악적인 요소들도 많고 주인공 '알랑'의 에너지로
점점 희망이 보이는 순간도 있기 때문에 침울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영화이지 않나 싶다.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울뿐더러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요소는 물론,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미간을 찌푸리고 볼 수 있는 간접적인 잔인한 장면이
가끔 나오기에 15세 미만의 아이들은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15세 이상의 청소년들과 어른들에게 충격을 안겨주는 영화일 것이다.
우울하고 잔인한 현실을 애니메이션 특유의 감성으로 뮤지컬 음악 요소와 함께
융화시켜 보여주는 개성이 짙은 작품으로 살면서 한 번쯤은 보면 좋을 영화이자,
일본, 미국 등 우리가 흔하게 인식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강국 외 다른 나라 역시 뒤지지 않는
실력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것을 느끼게끔 하는 작품이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드려요!
다소 충격적이고 신선한 소재의 영화를 보고 싶은 분
'장 튈레'의 원작 소설을 읽어보셨던 분
일본, 미국 외 다른 나라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찾고 계셨던 분.
색다른 분위기와 작화, 음악이 잘 어우러지는 애니메이션을 원하시는 분.
밝은 분위기의 애니메이션이 아닌 다소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의 작품을 찾으셨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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